폐쇄된 공간안에서 자신의 매니저 겸 유일한 보호자인 오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인디아(미아 프레)는 말을 못한다. 오로지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춤에 자신의 회로애락을 담아낼 뿐이다.
토요일밤 나이트 클럽에서 춤추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 그녀는 우연히 무용단에입단할 오디션 기회를 얻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최종결선까지 올라가지만 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설상가상으로 일자리까지 잃고 만다.
그런 인디아를 우연히 본 음향 연구원 이삭(로드니 이스트먼)은 그가 연구에 몰두해온 사람의 몸동작과 소리의 관계를 규명해 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내 인디아에게 소리를 되찾아 준다.
첨단과학 덕택에 잃어버린 언어능력을 극적으로 회복하는 인디아의 마지막 춤동작은 그래서 더욱 애처롭다.
미아 프레는 이 영화에서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현란한 춤동작을 유감없이 과시한다. 뤽 베송 영화의 안무를 맡아온 미아 프레가 직접 춤추는 댄서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뤽 베송의 `미아 프레를 위한 영화'로 불릴 만하다.
이에 답하려는 듯 미아 프레는 실제 브레이크 댄싱, 재즈댄스, 힙합 등 온갖 장르의 춤을 스크린에 화려하게 펼쳐 보인다.
그것도 역동적인 영상과 리듬을 타는 춤은 단순히 즐기기 위한 유희의 안무가아니라 살기 위한 생존의 격렬한 몸짓으로 비쳐 한층 애절하게 다가온다. 댄스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안무에 녹아있는 메시지가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가아닐까.
지난 93년「레옹」에 출연한 나탈리 포트먼의 통역을 맡아 뤽 베송 사단에 합류한 이래 「제5원소」와 「잔다르크」의 조감독, 「택시」의 뮤직비디오 연출 등을거치면서 `제2의 뤽 베송'이란 평가를 듣고 있는 프레데릭 가르송 감독의 데뷔작이다.
뤽 베송은 이 영화의 연출을 가르송 감독에게 맡기고, 자신은 시나리오를 직접쓰고 제작을 맡아 그를 후원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24일 개봉.
[연합뉴스=이명조 기자] mingjoe@yna.co.kr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