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며칠 전 택시에 놓고 내린 뒤 감감 무소식, 결국 월부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C씨는 얼마 안 있어 그보다 더 신형인 휴대전화를 또 월부로 구입했고, 오랜만에 만난 대학원생 친구에게 소식을 전했다.
“휴대전화 쓰던 거 있잖아, 그걸로 다시 쓰는 게 어때?”
“당연히 처음엔 명의 변경 절차를 밟아서 그렇게 했지, 근데….”
“왜?”
“영 무거워서…그땐 몰랐는데 너무 커서 주머니에 넣기도 고약하데 그거.”
함께 대화를 지켜보던 옛 지도교수가 말을 거들었다.
“이 친구들 부자되려면 멀었네. 티코 타다가 얼마든지 그랜저 탈 수 있지, EF쏘나타만 돼도 다시 아반떼 못 탄다니까.”
“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야. 힘있을 때 큰 시멘트 벽돌만한 거 열심히 들고 다녀. 벌써부터 손바닥만한 거 들다가 언제 장가가서 집 사고 차 살래?”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