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일에 비해 11.1원 하락한 1235.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일 1265.5원 단기 고점을 기록한 이후 거래일 기준 8일만에 29.7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LG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공급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G는 작년말과 올 1월 환율상승이 계속되던 때에도 공급우위상황은 마찬가지였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시장수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첫째, 지난해는 기업부문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2경제 위기설이 돌 정도로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돌던 때였다. 경기는 빠른 속도로 하강하면서 국내 경제가 실물 및 금융 측면에서 탄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둘째,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매수하는 세력이 생겨나 환율 급상승 분위기를 주도했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국내 시장 참가자들은 역외세력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
역외세력들은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화를 매수하여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에 연동되도록 만들었다.
LG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원화 약세는 외환시장이 역외세력에 의해 철저히 휘둘려졌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LG는 △2월 들어 주가지수가 연초대비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고 △회사채신속인수제도에 힘입어 기업부문의 위험이 감소하자 금융경색이 다소 해소됐으며 △엔/달러 환율도 역외세력이 기대한 만큼 상승하지 못하고 오히려 116엔대 부근에서 안정됐기 때문에 원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러한 경제 안정감을 바탕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공급 우위를 현실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전민규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나스닥이 급락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그다지 상승하지 않았던 점도 달러 보유 세력에게는 큰 실망감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무역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국내 외환시장은 당분간 달러 공급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1220원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돌발적인 불안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1∼2개월 이내 1200원선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 운용에 따른 차익 뿐 아니라 환차익도 누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애널리스트는 "수출을 위해서는 고환율이 유리하지만 현재의 환율도 전년도 연평균 환율 1131원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의 환율하락이 수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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