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사와 하쿠오 금융재생위원장은 20일 오는3월말까지 은행들로 하여금 그들이 종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악성채권을 일시에 장부에서 떨어내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은행들이 이 과제를 내년 3월말까지 끝내기를 원한다"면서"만약 은행들이 1년내 과제를 완결지으면 경제는 활기를 찾게 될 것이며 주가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0년대 초 부동산 가격폭락으로 대출자들이 엄청난 빚을 지게 됐으나 일본은행들은 대출채권에 대해 일정부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한 채 회수되지 않는 대출을 대손처리하는 것을 미뤄왔다.
현재 일본정부는 부실채권의 규모를 17조엔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ING베어링은 그 2배인 34조엔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실채권을 일시에 대손으로 처리하는 조치가 취해질 경우 기업들은 대출이 미리 중단됨에 따라 부도사태에 빠질수 있으며 일본은행들은 막대한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따라 가뜩이나 취약한 일본경제를 더욱 곤경에 빠뜨리게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쿠오 금융재생위원장은 "은행들은 장부에서 곧바로 대손처리해서 악성부채를 떨어내는데 초점을 두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일본경제는 결코 활력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이같은 조치가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은행들이 강력한 입장을 견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쿠오 금융재생위원장의 부실채권 처리 발언은 G7회담에서 일본 금융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온지 이틀후에 나온 것으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은행들이 잠재적으로 문제를 불러일으킬 채권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일본정부가 9년 동안이나 주저하고 있던 이 조치를 조속히 시행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부실채권을 상각하는 일은 이미 서방 선진국에서는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본은행들이 이 조치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하고 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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