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매도하는 것도 아니고, 많이 사들이는 것도 아닌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하며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속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우위의 관망세를 크게 회의적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다만 매수-매도에도 포지션이 엇갈리는 것이지 매도추세로 반전한 단계는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인 왜 관망하나
외국인의 관망을 초래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미국증시의 방향성 상실이다. 나스닥지수 등이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 부근에서 해메고 있는 것이 이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억제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말과 사정이 크게 변한 것이 아니어서 특별한 돌파구를 찾지 않는한 한국증시는 물론 세계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 등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하락행진을 벌이는 것은 근본적으로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되고 있는 때문이다.
특히 IT(정보통신기술)산업의 저조한 실적은 한국 대만 등 수출의존형 국가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같이 지수는 바닥권에서 헤매고 있고, 기업실적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연초 반짝하며 증가하던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입도 이달들어서는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실탄'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망세 언제까지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관망세가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 들여오는 자금이 롱텀 성격이기 때문에 하루이틀 사이에 추세를 변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증시보다 한국 등 이머징마켓의 증시상황이 훨씬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펀더멘털의 문제라기 보다는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훨씬 큰 미국증시보다 이머징마켓의 증시가 유리해 선택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 팀장은 "외국인들이 통신 및 반도체 종목을 팔고 금융주를 사는 과정에서 매도가 우위를 보이거나 소폭 매수에 그치는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관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미국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이나 대만증시에서 매도에 나설 수 있으나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정보 팀장은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가시화되기만 하면 외국인들도 증시에 활발하게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 팀장은 "현재 증시의 아킬레스는 자금의 유입"이라며 "외국인들도 자금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언제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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