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유동성 장세가 어려운 이유-워버그증권

  • 입력 2001년 2월 21일 17시 43분


'550포인트 밑에선 매수, 650위에선 매도'

UBS워버그증권은 21일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기존 견해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증시부양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국내기관투자가들의 가세로 일시적으로 650포인트를 넘어서면 무조건 차익을 실현하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550포인트 밑으로 하락하면 매수하라고 권한다.

정부와 대다수 시장참가자들의 희망과 달리 저금리가 '유동성장세'를 가져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UBS워버그증권은 금리가 낮다고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한다.

먼저 시중은행들의 현금보유비중이 높은 것을 지적할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대출비율은 80%를 밑도는 등 현금사정이 넉넉하다. 은행이 자금이 없어서 한계기업 등에 대출을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신용위험 등이 해소되지 않아 자금을 제공할수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가 은행들의 기업대출 증대로 연결되기 어렵다.

금리를 인하해도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지 않는다.

즉 기업과 가계의 자금수요가 없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UBS워버그증권은 또한 금리인하가 미국과 다른 톡특한 생활관습으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즉 저축을 미덕으로 아는 사회문화 때문에 저금리에도 가계의 소비증대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분석한다. 또한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해야 하는 것도 저금리 정책의 한계를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일본에서도 이미 확인됐다.

1997년과 1998년 일본의 금리는 0.5%에 불과했지만 일본인들은 소비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더욱 늘렸다. 금융이자소득의 감소분을 저축증대로 보전하기 위해서였다.

UBS워버그증권은 또한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급증한 것도 '유동성장세'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즉 M3(총유동성)대비 양 시장의 시가총액 비율은 30%로 증가했다. 가장 낮았던 9.7%의 3배 규모다. 그만큼 시가총액이 커진 두 시장을 끌어올리는데 보다 많은 유동성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다.

3조원을 투입한 외국인들이 추가로 매수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기관투자가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게 UBS워버그증권의 판단이다.

이같은 분석에 따라 '유동성장세'의 도래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부의 강력한 증시부양의지와 이를 활용하려는 외국인과 기관(개인)투자가들이 가세하면 일시적으로 70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지수를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550포인트 밑에선 매수, 650위에선 매도'하라고 권한다.

추천종목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포항제철 국민은행 한통프리텔 대덕전자 등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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