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난치병으로 죽어 가는 자식을 둔 부모, 불임부부, 종교 단체 등으로부터 사람을 복제해달라는 수십 건의 요청이 들어왔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지난 9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고, 인간의 귀 세포로 복제 배아를 만드는 실험에도 성공한 국제적인 복제 권위자이다.
황 교수는 “5년 전 돌리의 탄생 이후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은 소, 돼지, 호랑이 등을 대상으로 동물 복제를 계속 시도했지만, 대리모의 자궁에 성공적으로 착상된 복제 배아들 가운데 출산 뒤까지 정상적으로 자란 동물은 2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유산, 기형, 급사증후군, 거대체중증후군으로 죽었다”고 공개했다.
황 교수는 “이렇게 높은 복제 실패율은 전세계 어느 연구팀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처럼 불완전한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할 경우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기형 인간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교수의 동물 복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소의 경우 자궁에 성공적으로 착상된 150여 마리의 복제 태아 가운데 33%가 유산됐다. 설사 출산은 했다하더라도 급성 설사 등으로 태어난 지 한 달도 못돼 죽은 이른바 ‘급사 증후군’도 22%에 달했다.
또한 태어난 복제동물 가운데 12%는 다리 간 심장 폐 생식기 등이 기형이었다. 그리고 8%는 체중이 정상 체중의 2배 이상인 거대 체중증후군으로 인해 출산 과정에서 죽거나 얼마 살지 못했다.
황 교수는 “기형, 급사, 유산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만 있지 아직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라며 “다만 이미 분화한 체세포의 핵이 수핵난자와 융합해 다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 있게 ‘리프로그래밍’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따라서 복제는 우량 가축을 대량으로 농가에 보급하거나, 거부반응이 없는 이식용 장기를 동물에게서 생산해 내기 위한 목적, 치료용 세포나 조직을 생산하기 위한 인간 배아 줄기세포의 복제까지만 허용돼야 하며 인간 그 자체의 복제는 법률로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제 기술은 동물실험을 통해 계속 발전되고 있어 앞으로 5∼7년 뒤에는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그 때에 가서도 사람에게 허용하느냐 여부는 과학자나 개인보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