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태양계 밖에서 발견된 행성 55개는 모두 지구보다 훨씬 큰 목성급 행성들이었다. 그렇다면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지구 같은 행성이 없다는 얘기일까? 그렇지 않다. 천문학자들은 아직까지 지구형행성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단지 목성급보다 작고 어둡기 때문이며 좀더 성능이 좋은 우주망원경이 나오면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모임에서는 우리은하에 지구형행성이 수없이 많을 것이라는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캐나다 이론물리연구소의 노만 머레이 박사가 태양 근처 470여 개의 별을 관측해서 수많은 지구형행성에 대한 간접증거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머레이 박사는 “이번 결과가 지구형행성이 존재한다는 직접증거는 아니지만, 관측사실을 바탕으로 한 모델링을 통해 어떤 항성계에 암석물질이 충분히 존재한다면 결국 지구 크기의 행성으로 모여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에 관측된 별들은 우리은하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은하 전체에는 엄청나게 많은 지구형행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머레이 박사는 별 표면에서 높은 함유량의 철 성분을 발견했다. 이는 이들 별이 소행성 등 철을 많이 함유한 주위 암석덩어리를 게걸스럽게 잡아먹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은 철이 보통 별의 중심부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이다.
머레이 박사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많은 소행성들이 모여 지구형행성이 되고 고아가 된 소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며, 이런 정황증거로 볼 때 이들 별 주위에는 소행성뿐아니라 많은 지구형행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충환동아사이언스기자>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