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DJ 인기 왜 떨어지나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33분


현역의원 두 명이 있는 민국당이 민주당 자민련의 2여(與)와 정책연합을 하기로 합의한다는 보도다. 이로써 3당의 공동여권은 지난해 4·13 총선 이후 처음으로 국회과반수(137석)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정책연합의 명분은 국회에서의 수적 우위를 토대로 정국안정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총선 민의에 반하는 ‘인위적 개편’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과연 정국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수여당이 군소정당과 정책연합을 하는 것 자체는 탓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번의 연합이 순수한 정책연합이냐는 것이다. 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는 “정권창출도 이렇게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며 공공연히 정권연합적 성격을 내비치고 있다. 김윤환씨의 지역 대표성에는 문제가 있지만 호남―충청―영남의 지역간 연대로 ‘반(反)이회창(李會昌)라인’을 구축한다는 나름의 전략적 목표를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정책연합의 대가로 민국당 소속 의원의 입각설마저 돌아서야 인위적 정계개편을 위한 ‘야합’의 혐의를 벗기 힘들 것이다.

여권은 그동안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총선 민의를 인정하고 야당과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이끌어가기보다는 수적 우위 확보에 집착해 왔다. 이유는 수를 앞세운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여권이 최선을 다해 야당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했다는 흔적 또한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줄곧 당당한 의회주의보다는 수 싸움에 매달리는 경직된 정치가 이어졌고, 정치는 민생의 발목을 잡는 원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겉으로는 ‘법과 원칙’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면서도 민주주의 원칙을 정면으로 거역한 ‘의원 꿔주기’를 한 것이 최근의 예다.

그러한 민심은 본보가 2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일을 잘했느냐는 질문에 ‘잘 못했다’(47%)가 ‘잘 했다’(45%)를 앞지른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취임 1년때 81.9%에 이르던 압도적 지지도가 2년째의 73.7%에 이어 3년째에는 44.5%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여권은 왜 이렇게까지 ‘DJ 인기’가 떨어졌는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야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힘의 정치’로는 정국안정도, 민심도 얻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민의에 따르는 정도(正道)의 정치, 상생(相生)의 정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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