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우량 - 비우량銀 수신금리 '평준화'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36분


안정성 있는 우량은행은 수신금리가 낮고 비우량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를 많이 주는 ‘금리 서열화’ 현상이 사라졌다.

은행들이 최근 우량, 비우량을 가리지 않고 모두들 금리를 내리면서 은행간 금리차가 사라진 것. 또한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우량―비우량간 차이가 크게 좁혀들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16일 현재 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시중금리와 연동되는 특판상품 기준)는 최저 연 6.0%에서 최고 6.4% 수준이다.

대표적인 우량 은행으로 거론되는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가장 높은 연 6.4%였으며 금융감독위원회에 경영개선계획을 내야 했던 조흥 한빛 외환은행이 6.0∼6.1%로 오히려 낮았다. ‘우량은 저금리, 비우량은행은 고금리’라는 기존 통념이 깨어진 것이다.

금리 서열화 현상의 소멸은 평균 수신금리 비교에서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말 공적자금을 받은 한빛(6.1%) 서울(6.4%) 평화(6.4%) 등 3개 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6.3%. 주가가 높은 주택 국민 신한은행 등의 평균 수신금리 6.33%보다 낮다.

석달전인 지난해 11월만 해도 우량―비우량간 금리 서열화가 분명했었다. 한빛 조흥 외환 서울 평화 등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7.3∼7.7%를 기록, 우량은행군에 속한 국민 주택 신한 하나 한미 등 5개 은행의 7.0%와 확연하게 구별됐던 것. 이자가 낮더라도 안정성을 믿고 고객이 계속 돈을 맡겼다는 얘기다.

은행이 발행하는 3개월만기 CD금리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량은행과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CD 발행금리는 지난해 12월에 1.67%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올 1월에는 0.52%포인트로 그 간격이 대폭 축소됐다.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 투입을 계기로 은행별 신인도 격차가 좁혀졌으며 저금리 시대를 맞아 시중자금이 2금융권으로 이동하면서 은행의 서열개념이 희미해졌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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