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안개낀 날 운전요령

  • 입력 2001년 2월 22일 19시 00분


한강변 자유로에서 발생했던 대형 교통사고의 주범은 안개였다. 말 그대로 한치 앞도 구별 못하게 했던 안개.

기상청은 4월 말, 늦으면 5월 초까지 짙은 안개가 서해안 근처의 수도권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개는 워낙 국지성 기후현상이어서 특정 지점에 대한 예보가 어려우므로 5월까지는 늘 안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출근길 안전운전은 물론 건강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요즘은 안개철?〓낮에는 포근했는데 밤에 쌀쌀한 기운을 느꼈다면 다음날 아침 ‘안개 출근길’을 만난다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요즘은 한낮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오르고 새벽기온은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일교차가 심하다. 또 최근의 폭설로 대기 중 습도도 높은 편이어서 안개가 형성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해안 일대는 바다에서 만들어진 안개, 즉 해무(海霧)가 육지로 밀려와 일교차에 따라 만들어진 복사무(輻射霧)와 한데 엉켜 더욱 짙은 안개가 형성된다.

▽차량 관리 및 안전운전〓안개등과 브레이크등, 전조등, 와이퍼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출발 전에 확인해야 하며 불빛이 흐릴 때는 즉각 교체해야 한다. 또 전구를 한 두개쯤 예비용으로 차안에 비치하는 것이 좋다. 워셔액도 필수품.

안개등과 방향지시등의 작동시간은 길게 갖는 게 좋다. 안개는 구간별로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수시로 안개등을 작동하기 보다 완전히 사라졌을 때 끄는 게 안전하다.

안개가 짙을수록 앞차의 안개등을 바라봐도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차선변경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출근 시간대가 지났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고기압일 때는 대기가 안정적이어서 해가 떠도 안개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 심한 날은 정오까지 계속될 수 있다.

▽사고 발생시 처리〓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연쇄추돌사고 발생시 차량 앞부분의 손해는 ‘자기차량손해’로 운전자 본인의 보험회사로부터 보상받고 뒷부분 손해는 뒤차의 ‘대물배상’으로 보상받는다. 부상에 대해서는 책임을 명확히 가리기 어려워 통상 전후차량 모두 50% 과실 상계한다. 따라서 치료비 50%는 자신의 보험회사의 자기신체사고로 처리하고 나머지 50%는 뒤차량 운전자 보험회사의 대인배상으로 보상받는다.

가벼운 사고는 보험으로 처리할지 자신이 부담할지 보험회사와 상의하고 소통을 위해 현장을 표시해둔 뒤 즉시 차량을 갓길로 옮겨야 한다. 옮긴 뒤 본인 차량과 관계된 모든 차량의 번호와 운전자의 확인서 등을 받아두는 게 좋다.

▽건강관리〓가장 조심할 부분은 기관지 계통의 질환.

일산병원 양동규 호흡기 내과과장(40)은 “안개에는 유황산화물과 탄화수소 등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어 기관지염이나 천식 등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며 “안개 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급적 피해야 하며 불가피하면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천식을 앓는 사람은 오전 외출을 피해야 한다.

운동은 실내에서 하는 게 좋고 어렵더라도 낮 운동을 택해야 한다는 결론.

<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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