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낮춘 것에 대한 국내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이번 신용등급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경제에 별다른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S&P와 세계신용평가시장을 양분하는 무디스가 이미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등급으로 낮춘 상태이기 때문에 동남아 경제가 이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용등급하락이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엔/달러 환율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 것을 주된 근거로 제시한다.
일본 외환시장에서 11시현재 엔화는 전일보다 +0.51엔이 오른 116.83엔을 기록중이다.
그렇지만 심리적인 요인에 크게 좌우되는 금융시장 속성상 신용등급 하락은 다소 시차를 두더라도 엔화약세를 야기할 것이라고 윤항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망한다.
윤 연구위원은 엔화약세는 원화약세를 동반하지만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엔화의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은 국내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트려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21일 발표된 '1월 무역수지'가 4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킨다.수출부양을 위해 일본정부가 엔/달러 환율의 상승을 용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SG증권은 최근 2년간 수출이 그나마 일본경제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에 무역수지적자는 일본정부의 엔화약세 용인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은 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보다 원화절하폭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금리를 올려 외자를 유인한다.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원화절하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한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주식이나 채권투자자금이 빠져나가게 될 경우 엔화약세폭은 더욱 커진다. 국내증시엔 외국인들이 올해들어 3조 18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어 원화절하폭이 상대적으로 적다.
결국 이번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은 엔화약세를 가져와 국내수출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에 좋지 않는 얘기다.
이번 일본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어렵게 할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일본의 신용등급을 내린 S&P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리기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19일부터 세계 3대신용평가기관들이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위해 방한중이다.
최교전 미래에셋투신 채권운용팀장은 "일본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성은 이미 세계금융시장에 알려졌다고 하지만 이번 신용등급하락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리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신용등급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은행주들과 증권주들에겐 다소 부정적인 소식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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