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대학 70학번으로 김감독이 고려대―기업은행을 거쳤고 최감독은 중앙대―산업은행에서 뛰었다. 현역 시절부터 절친한 동기로 지낸 이들은 ‘애주가에 애견가’라는 공통점도 있다. 두 사람 모두 특이하게 술은 레몬즙과 얼음을 섞은 보드카를 즐긴다. 원정경기를 마친 뒤에는 호텔 바에서 보드카 잔을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입안에 은은히 번지는 레몬향이 산뜻하다”는 게 김감독의 말. 최감독 역시 “새하얀 빛깔이 순수해 보이고 맛도 있다”는 예찬론을 편다.
김감독과 최감독은 모두 숙소 마당에서 알래스카 썰매개인 ‘말라뮤트’를 키운다. 덩치가 크지만 말을 잘 듣고 성품이 유순해 친자식처럼 아끼고 있다.
취향이 똑같다 보니 누가 먼저냐는 ‘원조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보드카는 10년 전부터 마시던 김감독이 4년 전 최감독에게 전수했고 애완견은 정반대. 지난해 10월 SK 숙소에 연습경기를 하러 갔던 김감독이 4년째 애지중지하던 최감독의 애완견을 보고 반한 것.
이렇듯 ‘공통분모’가 많은 두 감독 중 지난 시즌에 최감독이, 올시즌에는 김감독이 각각 프로농구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맞대결이라도 하면 양보 없는 일전을 벌이는 두 사람도 사석에서는 보드카와 애완견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