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김동광-최인선 ‘닮은꼴’

  • 입력 2001년 2월 23일 19시 42분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 김동광 감독과 SK 나이츠 최인선 감독은 닮은 점이 많다.

똑같이 대학 70학번으로 김감독이 고려대―기업은행을 거쳤고 최감독은 중앙대―산업은행에서 뛰었다. 현역 시절부터 절친한 동기로 지낸 이들은 ‘애주가에 애견가’라는 공통점도 있다. 두 사람 모두 특이하게 술은 레몬즙과 얼음을 섞은 보드카를 즐긴다. 원정경기를 마친 뒤에는 호텔 바에서 보드카 잔을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입안에 은은히 번지는 레몬향이 산뜻하다”는 게 김감독의 말. 최감독 역시 “새하얀 빛깔이 순수해 보이고 맛도 있다”는 예찬론을 편다.

김감독과 최감독은 모두 숙소 마당에서 알래스카 썰매개인 ‘말라뮤트’를 키운다. 덩치가 크지만 말을 잘 듣고 성품이 유순해 친자식처럼 아끼고 있다.

취향이 똑같다 보니 누가 먼저냐는 ‘원조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보드카는 10년 전부터 마시던 김감독이 4년 전 최감독에게 전수했고 애완견은 정반대. 지난해 10월 SK 숙소에 연습경기를 하러 갔던 김감독이 4년째 애지중지하던 최감독의 애완견을 보고 반한 것.

이렇듯 ‘공통분모’가 많은 두 감독 중 지난 시즌에 최감독이, 올시즌에는 김감독이 각각 프로농구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맞대결이라도 하면 양보 없는 일전을 벌이는 두 사람도 사석에서는 보드카와 애완견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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