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북한 IT산업 문이 열린다

  • 입력 2001년 2월 25일 18시 32분


《북한은 언제쯤 ‘정보의 바다’인 IT세상으로 나올까요. 서방과의 경제교류에 이어 북한은 최근 유무선 통신망을 확충하고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시사하는 등 ‘IT개방’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IT개방은 특히 경제개방 못지않은 큰 변화를 북한 땅에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관련, 동아일보 IT팀은 앞으로 매주 북한내 IT관련 움직임과 남북교류내용을 취재, IT섹션에 보도합니다. 관련된 정보와 사진자료 등이 있으신 분은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이 남한기업에 소프트웨어 개발용역을 최초로 의뢰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기업 시스젠(대표 권오홍)이 중국에 설립한 북경계리성연건개발공사(北京系利成開發有限公司·대표 최정민)는 최근 북한의 인터넷 사이트 조선인포뱅크(www.dprkorea.com)를 운영하는 범태평양조선민족경제개발촉진협회(이하 범태)와 소프트웨어 개발 위탁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범태는 중국에서 북한의 인터넷 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범태가 개발을 요청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온라인 바둑 게임 솔루션과 다자간 화상회의 솔루션, 인터넷 보안솔루션 등. 범태측은 이 프로그램들을 주로 조선인포뱅크 사이트 운영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인포뱅크는 현재 ‘4월부터 화상회의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사이트에 올려놓은 상태다. 시스젠측은 범태와 함께 이산가족 온라인 화상 면회도 실시할 계획. 양측이 맺은 계약은 미국 달러로 35만달러 규모다. 계약 기간은 3월말까지. 북경계리성의 최정민 대표는 “범태측이 이달 초 선수금으로 3만5000달러에 해당하는 26만 홍콩 달러를 아메리카뱅크 계좌에 입금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측이 남한에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용역을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남북한간의 IT분야 협력은 현재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워드프로세서 ‘훈민정음’을 토대로 남북 공용 워드프로세서 개발을 추진하고있으며 올해부터 ‘류경바둑’ ‘조선료리’ 등 북한 소프트웨어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 문광승 하나비즈닷컴 사장 등 국내 IT 벤처기업인들도 최근 잇달아 방북, 북한내 IT특구 설치와 남북 IT합작사 설립을 제안했다. 또 SK텔레콤은 21일 북한내 이동전화사업을 위해 빠르면 다음달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박영화 부사장은 “북한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국가의 집중적인 지원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다”며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은 물론 매 분기별로 기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남북한 정보화 비교(2000년말 현재)▼

 남한북한
전화 보급대수2700만대
(1.7명당 1대)
140만대
(15.7명당 1대)
휴대전화
사용인구
2700만명300~1000명
무선호출기사실상
퇴조
2000년 8월 나진·선봉서 시작,
최근 금강산 지역 일부 서비스
인터넷
사용인구
1904만명불명(극소수로 추정)
PC보급대수1319만대10만대 수준
TV보급대수
(96년 기준)
1487만대270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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