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해 일곱살인 아들의 취학통지서가 나왔다. 학교에 보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서 입학 유예신청을 하려고 했다. 해당 학교에서는 건강진단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동네 소아과에 알아봤더니 의사는 같은 이유로 찾아오는 학부모가 많다면서 ‘허약체질이며 이해력 부족’이라는 내용의 진단서를 금방 작성해 주었다. 아이가 체질이 허약하고 이해력이 부족하다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허약체질과 이해력 부족에 대한 별다른 기준도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결국 입학 유예신청을 하기 위한 의사의 진단서는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입학을 늦추는 것은 의사의 진단서가 아니라 학부모의 판단을 기준으로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