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5월 미국 유력 경제잡지인 포브스는 워커씨를 ‘새로운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불렀다. 에디슨은 생활용품을 발명한 데 비해 워커씨는 인터넷 비즈니스 기법으로 수없이 특허를 따낸 것을 비유한 말.
워커씨는 18건에 이르는 인터넷 비즈니스 특허를 갖고 있다. 최초의 특허가 프라이스라인을 창업하게 된 역경매. 일반경매는 팔려는 쪽이 물건을 내놓고 값을 올려가는 반면 역경매는 사려는 사람이 가격을 제시하면 공급업체들이 경매에 응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방식을 뒤집은 혁신적인 ‘역경매’를 통해 항공권 호텔숙박 등의 예약 판매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프라이스라인의 주가는 99년 상장하자마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으며 워커씨의 보유 주식 가치도 한때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넘었다. 사업은 식료품 석유제품 등으로 확대됐다.
2000년 들어 인터넷거품이 빠지자 그의 사업도 기울었다. 100달러(약11만원)를 넘었던 주가는 3달러(약3300원)로 폭락했다. 항공권 여행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은 다시 접었다.
워커씨는 지난해 12월31일 프라이스라인에서 물러나 94년에 만든 지적재산권 개발회사 ‘워커디지털’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워커씨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얼마전 미국 코네티컷 검찰에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워커디지털이 2개월전에 미리 본인에게 알려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고 직원 120명 중 106명을 하루 만에 해고했기 때문. 70개의 특허를 따냈고 400여개의 특허를 출원한 디지털워커도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을 팔아야 하는 처지다.
1년전만 해도 그는 인터넷 천재였다. 워커의 실패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방식에 비해 우월하지 않다면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켰다.
조 성 우(와이즈인포넷 연구위원)
dangun33@wiseinfonet.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