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오르지도, 밀리지도 않은 증시의 투자전략

  • 입력 2001년 2월 26일 10시 01분


주식시장이 620선과 560선이라는 두꺼운 벽에 갇힌채 며칠째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 때문이다.

박스권의 상단은 뭐니뭐니해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다. 반면 연기금의 증시유입 등 정부의 정책의지가 인위적으로 박스권의 하단을 방어하고 있다.

마치 자연스런 흐름과 인위적인 흐름이 저항선과 지지선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모멘텀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대치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시에 대한 상반된 해석

지루한 조정을 받고 있는 현재의 증시에 대해서는 두가지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지수가 못 오른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러면서 밀리지도 않는다"는 해석이다. 이런 점에서 "오르지 않으면 밀리고 만다"는 증시속담도 현재의 장에서는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형국이다.

"지수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 등 대표적인 통신주들이 추세붕괴와 함께 1월말부터 삼성전자의 상승탄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19만선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밀리지도 않는" 이유는 유동성 장세의 핵심으로 꼽히는 증권주의 추세가 유지되면서 지속적으로 저점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저가 우량주 가운데 상당수가 꾸준히 상승추세로의 반전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주가지수의 하락을 강력히 막아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집권 3주년을 맞이하는 현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가 존재하는 한, 시장의 급격한 붕괴는 저지될 수 있다는 점에 비중을 두고 있다.

◆미국증시의 추가하락 가능성VS정부의 시장 부양의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세계증시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미국증시다. 연초에는 그나마 연방금리를 대폭 내릴 수 있어서 이른바 '1월효과'에 기름을 붓기도 했으나 지금은 사정이 아주 다르다.

생산자물가의 폭등에 이어 소비자물가도 예상치를 넘는 수준으로 상승, 연준리(FRB)가 금리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된 것이다.

이 경우 우려되는 것은 경기회복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나스닥지수의 최근 급락세가 미치는 영향은 크다.

짧게는 금리인하 발표전 수준으로 주가가 돌아갔다는 의미 외에 지난 98년 대세상승의 출발선으로 주가가 되돌려 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받는 심리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여기서 주가가 추가하락 한다면 다음 지지선을 설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경제에 의해 형성되었던 기술주들의 약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면은 정부의 시장을 살리려는 의지다.

지난해 1조8000억원을 주식투자했던 국민연금은 이번주 초에 1600억원을 투신사를 통해 증시에 추가투입키로 결정했다. 시장에는 종합주가지수가 550포인트에 닿으면 주식매수에 적극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 1일 국민과의 대화를 앞두고 정부ㆍ여당의 증시안정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원금보장형 장기펀드 신설 등 펀드상품 개발 자유화와 △연말 배당소득세율 인하 △적대적 M&A 완전 허용 △연기금 상반기 중 증시투입 등이다.

◆투자전략

이러한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는 지수의 추가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상승추세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증시가 상승 트렌드를 타기위해서는 근본적인 수급개선과 순유출되고 있는 고객예탁금의 증가, 미국증시의 안정과 외국인투자가의 매수 재개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키움닷컴의 정도영 애널리스트는 "현재 증시는 미국증시의 불안과 정부의 부양의지로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지수한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에서는 기존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하락시 저점매수와 상승시 이익실현을 병행하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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