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노래 실력은 보통이고 춤 실력은 의심스럽다는 게 일반인들이 그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그런 오도넬이 최근 뉴욕 브로드웨이의 한 뮤지컬에 주역으로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도넬 스스로 자신의 토크쇼에서 “여러분이 나를 무대에서 보게 되리라고 상상이나 해 보았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을 만큼 그의 브로드웨이 진출은 뜻밖의 일이다.
뛰어난 노래 실력과 춤 연기력 등을 고루 갖춰야 설 수 있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그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가라오케’.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라오케를 즐겨 찾는 오도넬이 음치도 명가수로 만들어버리는 가라오케 음향장치의 도움을 받아 쟁쟁한 뮤지컬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
이를 본 관객들은 “오도넬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출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뉴욕타임스는 25일 연예면 톱기사로 “브로드웨이 배우들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재능이 뛰어났으나 이젠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라오케 덕분에 누구나 노래 부르기가 쉬워졌고 이에 따라 노래 실력이 다소 처지는 배우들도 가라오케식 음향장치에 힘 입어 브로드웨이에 명함을 내밀게 됐다는 얘기였다.
미국에선 요즘 가라오케 시설을 갖춘 나이트클럽이나 술집이 상당히 늘고 있다. 미국인들이 마이크를 들고 음악에 맞춰 여흥을 즐기는 모습은 가라오케가 이제 이곳에서도 새로운 문화로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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