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금융감독원 사이비금융기관 전담팀에는 제주도에서 전자우편이 날아들었다. 익명의 제보자는 A씨가 받았던 제의와 동일한 내용을 한울 글로벌이란 회사가 제안했다고 알려왔다. “연 160% 이자율을 준다는데 사기극 아니냐”고 물어온 것.
금감원은 ‘투자 의사가 있다’고 투자자를 가장해 전화를 걸어 제보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청은 12월1일 수사에 착수해 올 1월 “공기업 퇴직자 60여명 등 1000여명으로부터 566억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 1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당이 검거 당시 갖고 있던 돈은 불과 127억원뿐이었다.
터무니없는 고금리를 미끼로 사이비금융사기단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이들을 파고들고 있다. 금감원은 26일 “한울글로벌 등 11개 업체를 적발해 수사 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조성목팀장은 “저금리 시대에 사기단의 유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인터넷 및 전화 제보 급증 △검거 기간 단축 △법원의 중형 선고 분위기로 완전범죄 가능성이 줄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인터넷에만 올 들어서 20건의 구체적인 제보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5건은 26일 공개된 11개 적발업체에 대한 것이었다. 조팀장은 “사기단이 1000명을 상대로 돈을 모집할 때 단 1명만 의심하면 일망타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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