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숭문고교 2년생인 이 한나루군(17)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에 오기를 오래 전부터 손꼽아 기다려 왔다. 1999년 12월 푸틴이 대통령권한대행이 된 때부터 최근까지의 국내 일간지 관련 기사들을 빼곡히 스크랩해 온 ‘푸틴 팬’이기 때문이다.
이군은 푸틴 대통령 방한에 맞춰 관련 스크랩 자료들을 모아 ‘러시아에서 한국까지’라는 125쪽짜리 헌정용 자료집을 25일 출판했다.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인호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의 추천사도 받았으며 모두 52권을 펴내 러시아 대사관 등에 보낼 생각이다.
“푸틴 대통령이 젊은 나이(당시 47세)에 러시아라는 큰 나라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해서 이 일을 시작했답니다.”
전교에서 1, 2등을 할 만큼 공부도 잘하는 이군은 ‘푸틴 스크랩’을 만드느라 자정을 넘기는 일이 잦았을 만큼 이 일에도 열성을 보여왔다. 물론 ‘스크랩 광’인 아버지 이창호씨(47)의 영향도 컸다.
이군은 러시아어를 잘 아는 친지에게 부탁해 자료집의 기사 제목들을 모두 러시아어로 번역해 실었다. 푸틴 대통령이 제목이라도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군은 푸틴 대통령 기사를 빠짐없이 읽으면서 “(그의)추진력과 활동력이 존경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군은 자기 이름이 ‘큰 나루터’라는 뜻이라며 “이 책이 러시아와 한국의 교류를 활발히 하는 나루터같은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