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박스오피스]<한니발>의 카리스마, 전미국인을 사로잡다

  • 입력 2001년 2월 26일 19시 18분


지난 주 전미 박스오피스는 어떤 사건도, 이변도 없는 뚜렷한 정체기였다. 2주 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했던 영화들이 순위 변동 없이 제 자리를 지켰고 '아카데미 특수'도 여전했다.

'정체기'의 원인은 이렇다 할 신작이 없다는 데에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한니발>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력했다는 데 있었다.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한니발>은 폭력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봉 3주 째를 맞은 현재까지 여전히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중이다. 지난 주말 1,580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한 이 영화의 현재 흥행 누계는 1억2,850만 달러.

그 뒤를 이어 크리스 록 주연의 황당한 코미디 영화 <다운 투 어스>와 월트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리세스>가 2주 전에 이어 이번 주에도 박스오피스 2, 3위를 그대로 지켰다. 너무 일찍 천국에 간 남자의 환생기를 다룬 <다운 투 어스>는 주말 1,160달러의 수익을 추가해 현재까지 약 3,46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기록중이며, 과학자들의 농간으로 여름방학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세스>는 주말 730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해 현재까지 약 2,300만 달러의 총 흥행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주 새로 개봉된 영화 중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3,000마일 투 그레이스랜드>가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4위에 랭크된 이 영화의 주말 흥행 수익은 약 710만 달러. 얼핏보면 순조로운 출발같지만 케빈 코스트너, 커트 러셀, 커트니 콕스, 크리스천 슬레이터 등의 스타가 총출동한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첫 주 71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케빈 코스트너의 불행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이 영화는 평단에서도 "쓰레기같은 영화"라는 혹평을 받은 상태여서 90년대 말부터 불황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케빈 코스트너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외국어 영화로는 드물게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와호장룡>은 지난주에도 여전히 5위 자리를 지켰다. 아카데미 특수를 온몸으로 누리고 있는 <와호장룡>은 당분간 전미 박스오피스 10위 권 안에 꾸준히 머물듯. 지난 주말 630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한 이 영화는 '역대 전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되어 있다.

6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에도 이렇다할 변동사항은 없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순위 4위에 랭크됐던 키아누 리브스, 샤를리즈 셰론 주연의 <달콤한 11월>이 6위로 밀려났다는 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순위는 거의 그대로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트래픽>이 51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 박스오피스 순위 7위에 랭크되었으며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초콜렛>이 47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 박스오피스 순위 8위에 랭크됐다.

한때 2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던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결혼 설계사>는 그 위력을 다한 채 '빛바랜 별'이 되어가고 있는 중. 이 영화는 지난 주말 4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박스오피스 순위 9위에 랭크됐으며 올 아카데미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노미네이트를 기록한 <캐스트 어웨이>는 340만 달러를 벌어 박스오피스 순위 10위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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