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4분기 및 연간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동향'(통계청)과 '금융기관 신용불량자통계(한국은행)가 그것이다.
한국은행은 1월말현재 신용불량자가 24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말(148만명)보다 60% 가량 늘어난 수치다. 2월말에는 25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구조조정과 경기침체에 따른 실직,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현금서비스와 카드대출 증가 등으로 신용불량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사이클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6개월의 시차가 존재하므로 지난해 10월부터 경기가 급랭했기 때문에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신용불량자가 급증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신용불량자 증가는 당연히 가계소비지출 증가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가계소비가 경기회복에 기여하는 몫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가계의 이자상환비율(금융기관 이자비용÷가처분소득)증가도 가계소비증가를 가로막는다.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지난해 하반기이후 이자상환비율도 높아졌다. 이자비용의 증가로 소비에 지출하는 금액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1월말현재 가계의 이자상환비율은 지난해 12.7%. 2000년 가계당 평균가처분소득 211만4000원중 25만원이 이자비용으로 지불된다는 얘기다. 이것은 일본의 4%보다 3배 이상 많다.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주택이나 자동차 등을 구입한후 한평생 원리금을 상환하는 미국의 11%보다도 높다.
전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4/4분기 및 연간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동향' 보고서도 가계의 소비지출 둔화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경기가 급락한 4/4분기 가계소득과 소비지출 증가세가 현저히 약화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소득은 238만7천원으로 전년대비 7.3% 증가했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161만5천원으로 전년대비 9.6%늘어났다. 그러나 3/4분기대비 4/4분기 소득증가율은 4.2%, 소비지출증가율은 4.7%증가에 그쳤다. 9월이후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계소득과 가계소비지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4/4분기 가계소비지출증가율 감소에는 금융비용 증가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의 우려대로 신용불량자가 대량 양산될 경우 4월이후 소비증가세가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GDP성장 기여도가 30%에 달하는 소비증가 감소는 가뜩이나 수출부진으로 적신호가 켜진 우리경제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식시장엔 말할 것도 없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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