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내친구]“젊음의 엔진 달고 꿈을 향해 달린다”

  • 입력 2001년 2월 27일 18시 59분


자신의 포뮬러 자동차 옆에서 포즈를 취한 정재우씨
자신의 포뮬러 자동차 옆에서 포즈를 취한 정재우씨
평범한 ‘아메리칸 드림’보다 특별한 ‘코리안 드림’을 위해….

명문 뉴욕대(NYU) 경영학과 졸업, 뉴욕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 전문중개인(Floor Trader), 연봉 12만달러(약 1억5000만원).

세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간 재미교포 정재우(27)씨의 화려한 이력서다.

이만하면 이민 1.5세로써 ‘기회의 땅’ 미국에서 꿈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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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래를 보장받은’ 그가 올 1월 돌연 귀국한 뒤 경기 용인에 있는 카레이싱팀 ‘벤투스’ 작업실에서 하루종일 뚝딱거리며 경주차 다듬기에 여념이 없다. 정해진 보수도 없다. 그저 먹고 자는 것과 약간의 용돈이 전부.

그래도 그는 마냥 즐겁다.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의 꿈은 프로 카레이서가 되는 것.

아직 그는 한번도 프로팀 소속으로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는 아마추어. 국내경기엔 아직 나서본 적이 없다.

그는 왜 그 좋은 조건을 포기하고 어려운 길을 택했을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죠. 이번에 도전해보지 못하면 나중에 많이 후회할 것 같아서요.”

그는 “열심히 해도 안되면 그냥 평범하게 살겠다”며 “이번에야말로 내 모든 것을 걸고 매달리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만해도 운동은 전혀 모르고 공부와 피아노레슨으로 하루를 보내던 ‘샌님 타입’. 그러나 그의 뜻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미니카 만들기에 열중하며 스피드광을 꿈꿔온 그는 뉴욕대에 입학하며 ‘끼’가 재발했다. 그는 대학시절 내내 600cc짜리 대형 오토바이를 몰고 다녔다. 이를 어머니가 그냥 보고만 있을 리 만무.

결국 그는 어머니 성화에 못이겨 대학 졸업반때 오토바이를 팔아버렸다.

하지만 ‘스피드광 기질’은 어쩔수 없었다. 오토바이를 판 돈으로 미국에서도 유명한 카레이싱스쿨인 ‘스킵바버’에 등록하며 본격적으로 카레이싱 길을 떠났다.

그 뒤 동부쪽코네티컷과 뉴햄프셔는 물론이고 멀리 캘리포이아까지 돌아다니며 아마추어로 카레이스를 즐겼다. 이런 그를 5년 이상 지켜본 부모도 후원은 아니더라도 이젠 만류하지는 않는다.

그가 한국에서 카레이서가 되려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인터넷으로 뒤져보다가 고국에서도 카레이스가 꽤 활발히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공식기구인 한국자동차경주연맹(KARA)에 이메일을 보내 연락을 주고 받았지요.”그의 대답은 무척 쉽다. 인생을 건 ‘모험’인데도 말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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