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포커스]난지하수처리장 반대 시위 고양 대덕동주민 김연분씨

  • 입력 2001년 2월 27일 19시 37분


“79년 막 시집왔을 때는 물 좋고 공기가 맑아 정말 살기 좋았죠.”

27일 오전 동네주민 200여명과 함께 어깨띠를 두른 채 피켓을 들고 난생 처음 ‘데모’를 한 김연분씨(44·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덕동)는 서울시의 환경처리시설인 ‘서울난지하수처리장’이 들어선 이후 망가진 환경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2만8000여평 규모의 처리장이 들어선 87년 6월 이후 자유로와 연결됐던 도로는 가로막혔고 온종일 악취와 먼지에 시달려야 했다. 주변이 그린벨트지역이어서 집수리도 제대로 못하는 데다 혐오시설은 자꾸 늘어나는 것도 그의 분노를 더하게 했다.

지난해 11월 착공된 소각장은 하루 150t씩 발생하는 하수슬러지를 고온건조 시킨뒤 완전 소각하기 위한 시설. 2002년 7월 완공될 예정이며 현재는 소각기를 들여놓기 위한 건축물 공사가 한창이다.

덕양구청은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다른 법률에 관련된 인허가를 얻은 뒤에 공사를 시작하라’는 단서를 붙였다.

서울시는 경인환경관리청에 폐기물 시설 설치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11월 공사에 들어간 상태. 하지만 고양시는 신청서가 공식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착공한 것은 건축허가 단서조항 위배라며 최근 서울시에 ‘3월3일까지 단서조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공식 통보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기물 관리법 상 협의대상인 400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아니어서 협의하지 않았다”며 “폐기물(소각장) 설치 신청과 현재 진행 중인 건축물 공사와는 법적 관련이 없는데도 덕양구청이 신청절차가 끝나지 않았다고 허가취소를 주장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민대책위원회 박민선 총무(49)는 “서울의 혐오시설을 고양시민이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 위해 주민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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