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창단 35년 두 극단 '무대 연륜' 대결

  • 입력 2001년 2월 27일 19시 55분


올해 창단 35주년을 맞은 극단 ‘자유’의 ‘화수목(花水木) 나루’와 극단 ‘여인극장’의 ‘아름다운 여인의 작별’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무대에 오른다.

두 극단은 강산이 세 번이상 바뀌었음에도 굳건하게 연극을 지켜왔다. 이들 극단이 벌인 ‘세월과의 싸움’을 보려면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2월. 서울 충무로의 음식점 ‘향원’에서 극단 ‘자유’의 창립 모임이 열렸다. 현재 극단 대표인 이병복과 김정옥(현 문예진흥원장)을 중심으로 나옥주 최상현 박정자 윤소정 등이 동인으로 참여했다. 김혜자 최불암 김무생 등 요즘에는 탤런트로 더 알려진 연기자들도 당시 멤버였다.

이어 10월에는 백성희 강유정 등이 여성 연극인으로 이뤄진 ‘여인극장’을 창단한다. 60년 실험극장을 필두로 민중극장(63년) 극단 ‘광장’(65년) 등으로 이어진 우리 연극사의 ‘동인제 극단 시대’를 장식한 장면들이다.

3월16일부터 공연되는 ‘화수목∼’은 극단 연륜에 어울리게 사연이 많은 작품이다.

김정옥 원장(69)과 그의 딸인 김승미(36)가 각각 희곡과 연출을 맡았다. 창단 멤버인 박정자를 비롯, 박웅 권병길 등 30여년 연기경력의 중견 연기자와 박정욱 황수경 등 30대 연기자들이 무대에 함께 선다. 극단의 창단을 주도했고 현재 대표인 이병복이 무대 미술을 맡았다.

이 작품은 삼국시대 또는 다른 시대일지도 모르는 한 시대를 배경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노을이 지는 화수목 나루. 오랜 전쟁 끝에 한 나라가 승리하고, 또 다른 나라는 패망한다. 패망국의 왕자는 재기를 위해 이웃 섬나라로 떠나지만 공주는 죽은 이를 위한 진혼의 굿판을 준비한다.

김원장은 “화수목은 나루의 이름이면서 화와 목은 각각 여성과 남성을, 수는 그 사이를 흐르는 사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97년 ‘리어왕’을 조연출했지만 연출로는 ‘자유’와 첫 인연을 맺었다는 김승미의 말.

“연습 중 ‘승미야, 니가 연출하니’라는 농담을 듣습니다. 부담스럽지만 극단 ‘자유’가 추구해온, 음악 무용 연극적 요소 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지는 전통연희의 본질을 부각시키고 싶습니다.”

공연은 3월25일까지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 2만원. 02―765―5475

3월15일부터 서울 정동 제일화재 쎄실극장에서 공연되는 ‘아름다운∼’은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작품. “여성 문제를 여성의 편에서만 보지 않고 인간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극단의 정신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70대 심술꾸러기 엄마와 40대 노처녀 딸의 애증을 통해 가까운 인간이 서로를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가를 섬세하게 그렸다. 극단 대표인 강유정이 연출을 맡았고 김금지와 정경순이 각각 엄마 맥과 딸 모린으로 출연한다.

정경순은 “연기를 하면서도 섬세하면서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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