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업은 회사채 발행에 앞서 신용평가회사에 평가를 의뢰한다. 기본적인 재무제표는 물론 향후 몇 년간 기업이 벌어들일 현금의 흐름 등도 ‘입증자료’로 제출한다. 평가회사는 이 자료와 보관 중인 과거 자료, 또 A기업이 속한 산업의 향후 전망, 경영진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급을 매긴다. 이때 신용평가 모델을 컴퓨터로 분석해 나온 수치를 놓고 회의를 거듭해 결론을 내린다. 필요하면 기업체를 방문해 경영진과 실무자를 면담하기도 한다.
평가작업은 발행시점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 사정이 3년 동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평가기관은 사후관리를 위해 등급을 수시로 변경한다.
평가회사의 수입은 채권발행 기업이 내는 수수료가 70% 이상이다. 보통 발행금액의 0.01% 정도지만 건당 최고 3000만원이 상한선이다.
▼회사채-기업어음 신용등급 구분▼
등급 | 원리금 지급 | 비고 | |
투자적격 | AAA | 확실성 최고 | |
AA | 확실성 매우 높음 | AAA보다는 낮음 | |
A | 확실성 높음 | 환경변화에 영향 받음 | |
BBB | 확실성 있음 | 저하 가능성 내포됨 | |
투자부적격 | BB | 당면 문제 없음 | 투기적 요소 있음 |
B | 능력 부족 | ||
CCC | 불이행 발생위험 있음 | ||
CC | 불이행 가능성 높음 | ||
C | 불이행 가능성 아주 높음 | ||
D | 불이행 상태 |
▽신용평가의 역사와 현황〓신용평가는 금융시장의 발달과 함께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1900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사가 탄생했으며 1926년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채권 신용평가업무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85년 제2금융권의 공동출자로 한국신용평가가 만들어졌다. 이후 은행권 주도로 한국신용정보가 생겨났으며 87년에는 산업은행이 출자한 한국기업평가가 평가시장에 뛰어들었다.
29년 대공황과 함께 신용평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 것처럼 국내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신용평가가 금융시장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전까지만 해도 담보사채 중심이었지만 98년부터는 무보증사채의 발행이 급속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계 신용평가 시장은 최근 인수 합병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영국계 IBCA와 미국의 DCR가 피치와 합병하면서 신용평가 시장은 무디스와 S&P 피치IBCA 3강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유럽은 이미 이들 회사의 현지 법인이 장악한 상태며 일본도 이들 기관의 영향으로 자국 평가사가 2개만 살아남아 있는 실정이다. 국내 회사들도 업무제휴를 위해 합작법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신평은 지분의 10%를 무디스에, 한기평은 9.9%의 지분을 피치에 넘겼다.
<김승련·박정훈기자>srk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