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리스에서 제작한 첩보 액션 게임 '노원 리브 포에버'(이하 NOLF)는 영국의 여성 첩보원 '케이트 아처'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케이트 아처는 남성 요원들도 해내지 못하는 일들을 척척 해내는 여장부로 H.A.R.M 소속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신원을 알 수 없는 자에 의해 H.A.R.M의 요원들이 차례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뭔가 음모가 있음을 직감한 국장은 케이트 아처에게 이 일을 해결하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케이트 아처는 천방지축의 말괄량이 여성처럼 보인다. 회의에 늦는 것은 기본이고 권총 사격이나 무술 연마보다는 화장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섹시한 여성이다.
첩보영화처럼 보이려고 노력한 NOLF는 일단 시작부터 순탄한 흐름을 타고 있다. 개략적인 게임의 배경이 소개된 뒤에 나오는 장면은 흔히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오프닝 크레딧이다. 게임의 제작사, 감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이름이 나오면서 007 영화의 오프닝을 연상케하는 배경장면들이 나온다.
웃음과 통쾌한 전략, 액션으로 가득찬 게임!
영어를 듣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게이머라면, 이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어졌는지를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마치 TV의 토크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등장 인물인 케이트 아처뿐 아니라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최고의 개그맨들이다.
그들의 대화는 너무나도 엉뚱해 게이머를 웃게 만든다.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빠진 케이트가 '분명히 나를 못살게 굴려는 것이음모가 아닐까?'라는 말을 중얼거리기도 하고 '당신 부인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죠?'라는 말을 한다.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다. 대화가 자막으로 처리되지 않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NOLF는 게이머가 첩보원이 되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1인칭 액션 게임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퀘이크 같은 액션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씨프나 Deus EX에 가까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적들은 소리 및 시야에 반응하게 돼있다. 케이트의 모습을 발견하면 동료를 부르기도 하고, 보안 카메라에 모습이 발견되면 경보가 울리기도 한다. 케이트는 발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 구두를 벗고 슬리퍼를 신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환경 때문에 게임을 공략하기 위한 해법은 대단히 다양하다. 적을 매번 공격하면서 레벨을 통과할 수도 있지만, 적을 한명도 죽이지 않고 레벨을 통과할 수도 있다.
각 레벨마다 게이머가 보여준 사격술, 은신, 비밀 아이템 찾기 등은 모두 점수로 기록되어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스파인지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만약 기준에 못 미친다면, 본부에 돌아가서 연습 훈련을 더 하도록 국장이 지시하기도 한다.
최첨단 무기들과, 상상을 초월하는 자유도!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들도 다분히 영화적인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잠겨진 문을 열기 위해서 게이머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보통의 액션 게임이라면, 버튼을 누르거나 열쇠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NOLF는 다르다. 잠겨진 문을 총으로 부수거나(이때는 경보가 울릴 수있다.), 코드 브레이커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머리핀으로 열쇠를 따거나, 산소 용접기로 자물쇠를 잘라 버릴 수 있다. 한 마디로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이트가 가지고 다니는 립스틱은 미사일이나 시한 폭탄이 되기도 한다. 향수 병에는 적들을 기절시킬 수 있는 최면 가스가 들어 있고, 로봇 강아지를 이용해서 적의 주의를 끌 수도 있다. 물론 액션 게임인 만큼 AK 자동 소총, 서브 머신건, 로켓 런쳐 등이 있으며 적들을 저격하기 위한 스나이퍼 라이플도 여러 종류가 나온다.
NOLF의 또 하나의 특징은 게임 속에 나오는 아이템의 위치가 항상 바뀐다는 점이다. 한번 게임을 깨면 두 번 다시 하지 않게 되는 액션 게임의 맹점을 보완했다고 할 수 있다. 게이머는 매번 같은 레벨을 도전하면서 다양한 장소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같은 레벨에 대해서 한번은 퀘이크식의 액션으로, 한번은 씨프처럼 전략적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모놀리스의 기술이 만들어낸 뛰어난 그래픽
제작사인 모놀리스는 '퀘이크 III' 엔진이나 '언리얼 토너먼트' 엔진에 버금가는 '리스텍 2.5' 엔진을 보유한 회사다. NOLF는 이 '리스텍 2.5' 엔진을 이용한 게임이다. 리스텍 엔진은 이미 '러드 II'에, 2.5 버전은 '키스 더 사이코 서커스'라는 1인칭 액션 게임에 쓰여져 화려한 그래픽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리스텍 2.5' 엔진은 캐릭터가 말을 할 때 입이 따라 움직이는 립 싱크 기법과, 웨이티드 버텍스 기법을 써 캐릭터의 움직임이 바뀔 때마다 최적의 모델링으로 변형시켜 자연스러운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캐릭터가 눈을 깜박이거나, 미소를 짓는 등 다양한 얼굴 표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NOLF에는 지포스 카드에서 텍스쳐의 일부가 깨지는 등 경미한 버그가 있지만, 게임을 진행하는데 큰 영향은 없다. 패치가 나오면 더욱 완벽한 게임이 될 것이다.
이형수<동아닷컴 객원기자> DAYTONA@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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