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스와핑, 정면에서 응시한<클럽 버터플라이>

  • 입력 2001년 3월 1일 18시 27분


‘클럽 버터플라이’는 스와핑(부부맞교환)이라는 금기적 소재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다.

30대 중반의 맞벌이 부부 혁(김영호)과 경(아니타)은 일과 생활에 치어 상대에 대한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서로 육체적 만족을 얻지 못해 고민하던 그들 각자에게 스와핑 클럽의 E메일 초청장이 날아온다.

처음엔 극심한 거부감을 보이던 이들은 잠자리 문제가 지속되자 반신반의하게 된다. 그리고 친구인 우(윤동환)와 숙(김현희)부부가 스와핑을 통해 성적 활력을 얻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금단의 욕망을 향해 조금씩 접근해간다. 영화는 스와핑을 쾌락을 좇는 극단의 모험이 아니라 권태기 부부의 성(性)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합리적 대안으로 묘사하는 대담함을 지녔다. 실정법의 저촉을 받지도 않는데다(?) 외도가 지닌 사회적, 경제적 위험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소유하지 않는 사랑’의 가능성을 말하기에 영화의 구조가 너무 얄팍하다. 혁과 경 부부의 문제 해결 노력은 주말여행 등 어설픈 수준에 머무르고, 성적 불만족에 시달리던 경은 직장후배의 성폭행에 무너지는 의존적 여성으로 그려진다.

스와핑 의식에 촘촘한 긴장감을 불어넣지 못한 점도 완성도를 무너뜨린다. 아니타라는 예명으로 영화에 데뷔한 모델 출신 김선영의 탄탄한 연기가 아깝다. 3일 개봉. 18세 이상.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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