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호황을 마감하고 미국경제가 다시 급속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당시처럼 아시아로의 자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은 3가지 이유를 들어 이같은 자금유입은 없을 것이라고 2일 보도했다.
▲아시아의 경제상황이 다르다
신문은 첫 번째 이유로 10년 전의 아시아와 현재의 아시아가 다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들었다. 10년 전만 해도 아시아는 미국에 비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었고 90년대 중반 거품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주가는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모건 스탠리딘위터의 지역전략가인 아제이 카푸르는 "회고해보면 당시 이머징마켓은 세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해 10년 전 아시아의 성장세가 투자자들에게 매혹적이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지역의 경제와 증시는 정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금리인하조치도 주가상승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아시아는 더 이상 10년 전만큼 매혹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경제정책의 신뢰성증가
10년 전 미국의 통화와 금리정책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정책담당자들은 침체를 막기에 역부족이었고 투자자들은 이들의 정책을 믿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의 성공적인 금리정책운용은 추락했던 정책의 신뢰를 회복시켰다.
아제이 카푸르는 "미스터 그린스펀은 미스터 프로액티브(사전예방조치)라고 불릴 만큼 보통사람들의 수준을 넘는 정책적 사고와 행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 같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주가수익율에 있어 아시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자딘 플레밍증권의 매니저인 데이비드 앳킨슨은 "우리는 나스닥을 싫어하지만 적어도 필립모리스나 미국기업들의 회사채, 재무부채권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는 있다"며 최근 증시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증시에서 이익을 낼 수 있음을 강조했다.
▲믿었던 아시아증시의 붕괴
지난 해 아시아증시의 붕괴도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HS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베이커는 "지난 1990년대 초는 물론 심지어 98년, 99년에도 아시아 증시는 풍부한 과실을 선사했지만 이어지는 증시 대폭락사태에 투자자들은 따끔한 맛을 봐야했다"며 "투자자들은 지난 몇 달간 변덕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아시아증시에 대해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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