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우중공업株 투기게임' 기관 압승

  • 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21분


유례없는 투기게임에서 기관들이 개인투자가들에 압승을 거뒀다.

기관투자가들은 2월 26일∼3월 2일 대우중공업주식을 무려 5945만7000주나 순매도했다. 기관들의 매도공세는 상한가 행진을 벌여오던 이 종목 주가가 하한가로 급반전하기 직전인 2월 26∼27일에 쏟아졌다. 특히 계열사인 대우전자는 2월 26∼28일에 걸쳐 1709만1534주를 주당 평균 125원에 장내매각했다. 2월 2일 거래가 재개된 대우중공업 주가는 무려 18일에 이르는 연속상한가를 기록하며 15원에서 27일 145원으로 9배이상 오른 바 있다.

기관들의 매도물량은 뒤늦게 투기게임에 뛰어든 개인들이 받아갔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미 기관들이 발맞춰 빠져나갔기 때문에 당분간 하한가행진을 벗어나기는 힘들며 동아건설의 경우처럼 개인들간의 투기게임이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대우중공업은 대우중공업의 자산과 부채 관리를 위해 남아있는 페이퍼컴퍼니. 직원이 전혀 없고 다만 대우조선과 대우종합기계에서 각각 2명씩 파견돼 업무를 하고 있다. 3조5000억여원의 자본잠식 상태라서 기업가치는 사실상 제로(0).

증권가에서는 ‘일부 기관들이 짜고 주가를 올린 뒤 일시에 빠져나오면서 차익을 실현한 이상 감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거래소는 “거래일이 30일에 못미치고 2일 현재 주가가 2일째 하한가를 기록해 ‘30일째 거래종가가 최고가일 경우 감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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