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카지노 의혹 밝혀져야

  • 입력 2001년 3월 4일 19시 02분


서울 강남에 신축 중인 오크우드 호텔의 카지노사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호텔사업주인 한무컨벤션이 사업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6층 규모 부속건물의 2개층에 카지노 실내공사를 거의 마무리한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허가에 대비한 사전 준비일 뿐이라는 회사측의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우선 오크우드 호텔은 기본적으로 카지노사업 허가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무컨벤션이 98년 인수해 공사를 해 온 오크우드 호텔은 원래 사무실 전용으로 허가를 받았다가 1999년 12월에 가족호텔로 승인 받았다는 것인데 가족호텔은 현행법상 카지노 영업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카지노 개설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오크우드 호텔의 부속건물도 당연히 카지노를 개설할 수 없다. 각종 로비 의혹, 정관계 실력자의 작용설, 사전 내락설 같은 말도 그 때문에 나온다.

의혹은 호텔측의 카지노 시설 준비와 맞물려 카지노 시설에 관한 법이 개정됐다는 데서 비롯된다. 한무컨벤션이 인수한 뒤인 1998년 12월 종래의 특1급 호텔 외에 국제회의시설 등에도 카지노가 허용될 수 있게 법이 개정됐는데 이 호텔의 카지노사업 추진과 법 개정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보기에는 개운치 않은 면이 있다.

오크우드 호텔은 특1급 호텔도, 국제회의시설도 아니기 때문에 법 개정의 수혜대상이 아닌데도 카지노 시설을 준비하는 배경이 무엇일까. 호텔이 사용하는 부속건물이 법률상으로는 카지노 허가요건을 갖췄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즉 부속건물이 서류상으로는 법 개정 이전부터 무역협회 소유인 컨벤션센터의 부속건물로 등록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호텔측이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000여억원이란 거액의 시설자금 대출 승인을 받았다는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카지노사업은 허가만 받으면 수익은 보장되는 것이다. 전국 13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3400여억원이었고, 내국인도 출입하는 정선 카지노는 2개월에 412억원이나 벌었다니 말이다. 또한 1994년 이후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허가되지 않아 현행법상 12곳까지 추가로 허가될 수 있다니 업자들의 사업 준비를 탓할 일은 아니다.

다만 오크우드 호텔의 경우처럼 사업추진 단계부터 갖가지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 의혹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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