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봄은 언제쯤 올까.
지난 주 나스닥증시는 한 주간 6.4% 하락하며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들의 실적악화전망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고대하던 연준리(FRB)의 조기금리인하마저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 미국증시는 시장의 방향을 이끌만한 큰 기업의 실적발표가 없는 대신 FRB 금리인하의 중요한 기준이 될 고용보고서 발표가 금요일(9일)에 예정돼있다.
◆9일 발표될 고용보고서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지난 달 26만8000명이나 증가한 신규고용이 이번 달에는 8만8000명 증가에 그쳐 지난 달 실업률인 4.2%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며 그린스펀 의장이 인플레의 척도로 중요시하는 시간당 평균임금은 0.3%가 상승해 지난달과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에서 제조업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는 소비심리를 위협해 경기침체로 접어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몇몇 전문가들은 최근 한 달간 실적악화를 발표한 많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감원조치를 밝힌바 있어 고용보고서상의 실업률이 전망치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경우 연준리의 금리인하폭이 더욱 커질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한편 기업들은 새로운 연방법에 따라 과거에 공개하지 않던 세부실적까지 공개해야 하는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시장에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스트레터지스의 회장인 찰스 페인은 "새로운 규정하에서 기업들은 실적공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해야 하며 따라서 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밖의 경제지표로 매월 미국경제상황을 분석한 정례보고서인 베이지북이 7일 발표된다.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는 얼마나 내릴까
FRB의 조기금리인하가 무산된 시점에서 월가는 20일 열릴 FOMC에서 FRB가 금리를 얼마나 인하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은 연일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기만 하는 주가에 대한 고려와 함께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들이 경기회복세를 나타내기에는 아직 불충분하다는 데 기반하고 있다.
2월중 고용보고서의 동향에 따라 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리만 브라더스의 스테판 슬리퍼는 "0.75%포인트의 금리인하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주가하락과 소비자신뢰의 감소가 지속된다면 FRB는 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도 2월중 고용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나온다면 FRB가 0.75% 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간전망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다 충격적인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베어스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라이딩은 "이번에 금리를 1%포인트를 인하해야 한다"며 "작은 폭의 금리인하는 시장에 먹혀들지 않으므로 소비자신뢰의 회복을 위해 충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희망사항 일뿐 일종의 예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