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로버트김 닮은 꼴' 유대계 조너선 폴라드

  • 입력 2001년 3월 5일 19시 49분


조너선 폴라드(48). 유대계로 미국 해군정보국의 정보분석가였던 폴라드씨는 이스라엘에 군사기밀 1000여건을 넘겨준 혐의로 85년 체포돼 무기징역을 살고 있다.

그는 로버트 김씨에 대한 한국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곧잘 떠올리는 인물이다. 폴라드씨의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 정부와 미국의 유대계 단체들이 벌여온 열성적인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79년 미 해군에 들어간 폴라드씨는 미 첩보위성이 촬영한 중동의 군사시설에 대한 극비 사진과 미국 스파이의 활동 자료 등 중대한 정보들을 이스라엘에 건넸고 5만달러까지 받았다. 로버트 김씨가 한국에 전달한 ‘사소한’ 정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기밀을 넘긴 것이다.

그런데도 폴라드씨가 구속되자 이스라엘 정부는 그에게 이스라엘 국적을 부여하고 자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후 총리가 바뀔 때마다 미 대통령에게 폴라드씨의 사면을 요청하는 게 관례가 됐다. 미국내 유대계 단체들은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 여사가 상원 선거에 나섰을 때 거의 매일 폴라드씨 석방 시위를 벌였다.

99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에게 폴라드씨를 풀어주지 않으면 협정에 서명할 수 없다고 버티기도 했다. 네타냐후는 복역중인 폴라드씨에게 친필의 편지를 보내 “이스라엘은 당신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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