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일본, 농수산물 보호무역 바람… 요미우리신문

  • 입력 2001년 3월 6일 12시 05분


일본에서 농수산물에 대한 보호무역 요구가 거세어지고 있다고 6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현재 한국산 파프리카, 중국산 브로콜리, 태국산 오크라 등이 일본 주요 슈퍼마켓 식품코너를 점령하고 있다. 심지어 다다미 방석을 만드는데 쓰이는 이구사초(草)와 같은 일본 전통식물까지 수입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농림수산상 야쓰 요시오는 지난주 초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파, 버섯의 일부 종과 이구사草를 보호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과일과 야채의 수입은 작년에만 93만 톤에 이르렀고 이미 국내 야채시장의 20%가 수입야채에 잠식돼있다"고 밝혔다.

또 자민당 의원들은 히라누마 다케오 경제산업상에서 수산품들 대상으로 보호정책을 실시할 것을 건의했다.

일본에서 과일과 야채에 대한 관세는 최근까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왔다. 국내 생산자들이 제품의 신선도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 생산자들과 경쟁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중국이 자본주의 가치에 따라 이익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한국과 남아시아 국가 등 이웃나라들이 97년 금융위기로 인한 외화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일본으로 농산물 수출을 늘리면서 급변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일본으로의 농업수출량은 지난 4년간 3배나 증가했으며 일본시장에서 팔리는 해조류의 80%가 중국,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지닌 외국 농수산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일본 시장 가격도 동반하락해 결과적으로 일본 농어민들의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일본정부가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 대상은 토마토, 후추 등 14개 품목이다.

그러나 수입제한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제하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실제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문은 "수입제한조치는 곧 다른 나라들의 보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특히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이 중국마늘 수입을 규제하려다 이동전화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던 점을 실례로 지적했다.

한편 일본 참의원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정부가 외교적 압력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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