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청률]<엄마야 누나야>,호화 배역진이 오히려 짐

  • 입력 2001년 3월 6일 13시 41분


‘KBS는 웃고, MBC는 울고.’

주말극에서 두 방송사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시청률 10% 초반에 머물며 부진을 보였던 KBS2 <태양은 가득히>는 36.2%까지 올라 그동안 2위를 굳건히 지키던 MBC 일일극 <온달왕자들>까지 3위로 밀어냈다.

하지만 한때 30%대의 시청률로 2-3위권을 유지하던 MBC <엄마야, 누나야>는 이번 주에 23.8%까지 떨어졌다. 주말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두 드라마의 시청률 차이가 10% 넘게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주말극에서 드라마 중반에 시청률을 역전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역전한 이후 이렇게 격차가 벌어지는 경우는 더욱 흔치 않다.

<태양은 가득히>의 매력포인트 1순위는 유준상의 카리스마 강한 연기. 여기에 사랑, 야망,배신, 복수, 그동안 통속 멜로물에 단골로 등장하는 요소들이 고루 담겨 있는 것도 시청자를 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특징으로 <태양은 가득히>의 상승세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KBS 주말극의 상승세는 역설적으로 MBC <엄마야 누나야>의 갑작스런 침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스타군단’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던 <엄마야, 누나야>는 드라마 중반 이후 질질 끄는 등장 인물들의 복잡한 인간 관계가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현대판 씨받이’라는 진부한 소재는 드라마 시작부터 안고 있던 취약점이었지만, 오히려<엄마야 누나야>가 지금 안고 있는 문제는 이 드라마의 최대 강점이라는 화려한 배역진.

드라마 구성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포진한 ‘스타’들은 초반에는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매력 포인트였으나, 지금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골치거리로 변했다.

스타 개개인별로 인기에 어울리게 다양한 갈등과 사건을 설정하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드라마를 이해하기가 복잡한 지경에 이르렀다.

드라마 초반에는 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어느 정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필요하지만, 중반이 지난 지금은 인물들이 확실한 위치를 잡고 극의 흐름에 맞춰 유기적인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엄마야 누나야>는 각각의 사건들이 연결되기 보다는 각자 따로 놀고 있어 복잡하고 지루한 느낌을 주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이 숙제를 풀지 않는 한 <엄마야 누나야>가 현재의 부진에서 벗어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2월19일(월) - 2월25일(일) 프로그램 인기순위 10(전국 1,000가구)

순위프로그램시청률점유율
1대하드라마<태조왕건>-KBS143.2%61.3%
2주말극<태양은 가득히>-KBS236.2%51.6%
3일일극<온달왕자들>-MBC31.5%49.1%
4시트콤<세친구>-MBC30.1%51.2%
5<아줌마>-MBC29.3%39.3%
6<맛있는 청혼>-MBC26.8%41.1%
7주말극<그래도 사랑해>-SBS25.7%35.8%
8<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KBS224.3%39.5%
9<엄마야 누나야>-MBC23.8%33.6%
10<섹션TV, 연예통신>-MBC23.3%42.7%

자료제공 TNS MEDIA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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