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전문가의 투자레슨]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

  • 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54분


주가의 바닥과 상투를 예측하려는 투자자들의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었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투자 시점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바닥과 상투를 예측해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투자방법이 아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오늘도 무모하게 투자시점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간접상품시장에도 마찬가지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기관투자가나 개인이나 모두 어떻게 하면 주가 최저점에 가입하고 최고점에 환매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단기적인 증권가격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 등 외국에서는 각종 홍보를 통해 단기적인 투자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의 투자방법은 우리와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월, 분기 또는 연간 단위로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 이러한 투자방식을 ‘정액분할가입’이라고 한다. 이는 증권가격의 바닥과 상투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뿐더러 예측하고 투자하려는 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비록 정확히 바닥시점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증권의 구입단가가 상당히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바닥을 예측하기 위해 노력한 투자자 못지 않게 매우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하거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게 가능하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자신의 수입 중 일부분을 주기적으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처럼 분위기에 따라서 투자자금이 밀물과 썰물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가 폭락하면 수년만에 찾아온 좋은 기회라면서 투자자금이 증가하기도 한다. 대부분 수년 후에 되찾을 장기 자금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이제 우리도 비록 거액의 투자자금이 없더라도 소액 단위로 계속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 보자. 자신의 수입 중에서 일정부분을 노후나 자녀를 위해 조금 위험스럽지만 기대수익이 좋은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에 계속 투자하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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