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액면병합 주가띄우기 별다른 효과 없어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28분


‘작년에는 쪼개더니 올해는 합치고’

작년도 코스닥시장에서는 액면분할이 유행이었다.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액면가 5000원짜리를 500원, 심지어 100원으로 쪼갰다. 액면분할은 상당한 호재로 작용해 분할 공시가 나가면 곧바로 2∼3일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시장상황이 약세로 바뀌면서부터 유통주식수 증가는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초래해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에따라 올초부터는 반대로 액면병합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하나의 테마를 형성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액면분할과 마찬가지로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액면병합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액면병합은 예를들어 액면가 500원 주식 1억주를 액면가 1000원, 5000만주로 합치는 것. 액면가의 배수만큼 주식수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유행에 불을 당긴 것은 유일반도체가 작년 9월 액면가 100원짜리 주식을 500원으로 합치면서부터.

액면병합은 과다한 유통주식수를 줄였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착시현상을 일으켜 일반투자자들은 마치 회사에 중대한 변화가 있어 주가가 올랐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액면병합은 오히려 병합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주를 매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에따라 액면분할은 매매거래정지기간이 이틀에 불과하지만 액면병합은 15∼20일이나 된다.

▼액면병합 코스닥등록기업 주가등락률 현황▼

회사명공시일공시후 7일매매 개시일매매개시후 7일
유일반도체10.330.211.4-16.7
알루코9.7-21.5-6.0-17.9
정문정보11.9-22.111.8-24.0
하이론코리아11.9-14.7-3.6-44.4
파워넷7.6-34.011.927.7
재스컴11.8-34.211.979.0
* 주 : 공시후, 매매개시후 7일은 공시 및 매매개시일 종가와 7일후 종가를 비교한것. 단위 : %(자료 : 신한증권)

▽액면병합주 투자전략〓신한증권에 따르면 약세장이었던 지난해 액면병합공시를 낸 6개사의 공시전 저점과 공시일 주가를 비교할 때 평균 36.8%나 올랐다. 그러나 유일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공시 다음날부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시간이 흐를수록 약세를 면치 못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격언이 입증된 셈.

신한증권 김상규 연구원은 “액면병합은 단기적인 투자심리개선에 영향을 줄 뿐 기업가치 향상이나 주가상승의 계기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맹목적인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개인들은 공시 전에 액면병합 정보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만약 투자를 한다면 액면병합 공시가 나오면 팔고, 매매거래정지 직전에 샀다가 거래가 시작되면 다시 파는 단타위주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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