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휴대전화시장 다시 불법 보조금 논란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42분


휴대전화 시장이 다시 혼탁해지고 있다.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은 7일 한국통신이 불법보조금을 지급했다며 통신위원회에 제소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6월까지 시장 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추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합병 승인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지난 2개월간 011과 017 가입자 16만명을 ‘직권해지’하는 등 가입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불법보조금 논쟁〓LG텔레콤은 “한국통신이 전화국을 통해 한국통신프리텔과 엠닷컴의 휴대전화를 시중가보다 10만원 이상 싼 가격에 팔고 있다”며 통신위원회에 제소했다. 재판매를 구실로 자회사의 상품을 일반 대리점보다 싸게 파는 것은 엄연히 불법보조금 지급행위라는 주장. 한국통신은 1, 2월 전화국을 통해 시중가 33만6000원짜리 삼성 애니콜 듀얼폴더 제품을 21만6000원에 할부 판매하는 등 자회사 제품을 싸게 팔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 석형순 무선사업부장은 이에 대해 “불법적인 보조금 지급이나 할인 판매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판기간에 일부 직원의 편법적인 할인 사례가 오해를 샀다는 설명.

통신위원회는 “한국통신이 재판매 과정에서 4만∼4만6000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를 12일 회의에서 심의하기로 했다.

▽직권해지 대란〓사업자들이 불량가입자 직권해지 요건을 강화하면서 가입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적용기준도 사업자마다 달라 가입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과거에는 10개월 이상 요금을 못내도 해지하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이제는 50일만 밀려도 ‘즉각’ 해지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2월 한달간 직권해지된 가입자는 무려 32만6000여명으로 평소보다 60% 이상 늘었다. 점유율을 낮춰야 하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각각 8만9000여명과 7만2000여명을 해지시켰다. 같은 기간 한국통신프리텔은 7만1000명, 한국통신엠닷컴은 4만6000명, LG텔레콤은 4만8000명을 해지하는 등 PCS사업자들도 SK텔레콤의 점유율 조정에 편승, 불량 가입자 털어내기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