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대기 속에 아무리 많은 수증기가 있어도 수증기들이 달라붙을 수 있는 핵과 같은 알갱이가 없다면 구름이 생기지 못한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러한 대기 속을 지나가면 배기 가스에 포함돼 있던 수증기가 주위의 차가운 대기에 의해 갑자기 얼게 된다. 이렇게 생긴 얼음에 주위의 수증기가 모이면서 비행기를 따라가는 구름이 만들어진다.
비행기가 지난 지 한참 후면 테이프를 비튼 모양이 된다. 이는 비행기 뒤에 생기는 공기의 소용돌이에 비행운이 말려들기 때문이다.
또 드물게 비행기가 지나간 길을 따라 구름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비행기가 옅은 구름의 층을 지나갈 때 배기 가스 열에 의해 구름이 증발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비가 내린 후와 같이 습도가 높은 공기 중을 비행할 때 창가에 앉은 승객은 날개 끝에 안개 같은 구름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비행기의 양 날개 끝에서는 공기가 빠르게 팽창하는데 그 결과 압력이 낮아져 온도가 내려간다. 이 때 주위 공기가 구름으로 변한다. 이러한 비행운은 곧바로 증발해 사라져 버린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