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교수(40)는 국내 처음으로 대기오염과 암발생과의 관련성을 체계화한 암지도 제작에 성공했다.
임교수는 97∼98년 2년치 암지도 제작을 마쳤고 99년부터 현재까지의 암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암 발생 자료가 공개되면서 암 발생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최근 인천지역의 대기오염도, 교통밀도, 암등록 자료 등을 근거로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의 표준 암 발생률이 오염도가 낮은 지역보다 최고 40% 가까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국내외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임교수는 지난 97년부터 현재까지의 암발생추이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인천은 전국 광역시 중 부산, 서울, 광주에 이어 넷째로 암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 인구가 인천지역 안에서도 지역별로 큰 편차를 드러났다. 98년 통계치를 보면 교통량이 많고 공장이 밀집한 남구는 817명, 부평구는 804명인데 반해 녹지공간이 많은 강화군과 옹진군은 각각 154명, 35명이었다.
인천에서만 한해 평균 3896명이 각종 암에 걸리며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물질이 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리정보시스템(GIS)를 이용해 인천지역 대기오염과 암 발생률의 상관 관계를 연구했어요.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종합오염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것 입니다.”
임교수팀은 최근 인천지역의 이같은 암발생 현황을 지역별로 표시한 ‘암발생 지도’와 다양한 암예방 정보를 담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geonspace.com)를 개설했다.
이 홈페이지에는 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과 원인, 발병종류 등도 실려있다. 인천지역에 있는 30여개의 암 치료기관의 주소, 전화번호, 약도 등도 수록돼 있다.
임교수는 “암지도 제작을 기폭제로 삼아 암과 선천성 기형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이들 질병의 발생원인인 중금속, 유기용제 등의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사업자들의 대기오염물질 등 유해물질에 대한 인식부족, 유해물질 관련 기초자료 정보부족 등이 사회적인 암 발생 줄이기 노력에 걸림돌도 작용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임교수는 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건강과 의료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취지 아래 96년 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을 설립, 현재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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