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한번 달려볼까" 자동차株 '부르릉'

  • 입력 2001년 3월 8일 18시 36분


국내 자동차 업계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내수침체와 미국 경기둔화로 실적악화가 우려됐지만 북미시장과 유럽시장에서 레저용차량(RV) 신모델이 호평을 받으면서 매출 신장세를 이끌고 있다. 실적악화 우려와 모기업의 재무리스크 때문에 낙폭이 컸던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은 최근 증권가의 관심주로 떠오르고 있다.

▽수출전선 ‘이상 무’〓증권가에서는 당초 현대차의 올해 매출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자동차 수요는 경기변화에 민감하기 때문. 내수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돼 왔고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 판매도 7%가량 줄어든다는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2월들어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 떨어지는데 그쳤다. 뉴EF소나타와 다목적차량 테라칸 등의 관심이 커지면서 1월에 비해서는 21.2%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해외 수출은 오히려 늘었다. 2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보다 27.1%나 증가했고 절대수요가 감소한 미국시장에서도 한달간 2만4000대나 팔렸다.

기아차는 LPG가격 인상과 함께 내수판매가 10% 이상 줄었지만 수출시장에서는 30%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말 출시예정인 카니발 업그레이드모델 ‘BL(프로젝트명)’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기존 LPG엔진의 디젤엔진으로 교체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부장은 “대형차와 RV차량 등으로 품목이 다양화되면서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선진국 시장에서도 국산 자동차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며 “국내 소비심리만 살아난다면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에서 320만대 이상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기아차 주가상승 여력있다〓현대차와 기아차가 대표적인 환율수혜주라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위기로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원달러 환율도 함께 오르게 된다.

양사가 모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 재무리스크의 연동고리가 사라졌다는 점도 투자메리트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말까지만해도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는 현대차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었다. 외국인들도 최근 현대차의 주식 집중 매입, 지난해 말 40%까지 떨어졌던 외국인보유 지분은 8일 현재 45.9%까지 치솟았다.

현대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10만대 가량의 신규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은 현대차의 주가는 2만원 이상”이라며 “기아차 주가은 현대차 주가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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