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조조정 3년내 못끝내면 일본형 장기불황우려"

  • 입력 2001년 3월 9일 18시 31분


한국은 앞으로 2, 3년 동안에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확실히 하지 않을 경우 일본과 비슷한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증권은 9일 “한국, 아직 일본과 다르다”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당장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나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아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일본과 차별화하지 않을 경우 일본이 90년부터 겪고 있는 장기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이 다음과 같은 공통된 문제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및 금융의 구조조정이 미진해 실물경제와 금융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제로금리, 한국에서는 연6%안팎의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으나 개인의 금융자산중 절대다수가 은행예금에 머무르고 있어(한국 예금비중 56.8%, 일본 52.0%) 금리하락이 금융시장이나 경기활성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비율이 한국은 12.3%, 일본은 12.1%로 거의 비슷하고 정치적 리더십이 취약해 문제해결 방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그러나 일본과 세가지 점에서 다른 것으로 분석했다. 첫째, 최근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이 한국은 대기업의 부실이나 일본은 부동산과 주식가격이 폭락하는 자산디플레이션이라는 점. 둘째, 일본은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고 금리가 제로에 근접(연0.15%)해 있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재정 통화정책 수단이 거의 없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 셋째, 일본은 수출의존도가 10%에 불과해 해외여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반면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40%나 돼 해외상황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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