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 및 납골공원 부지선정을 추진해온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9일 “그동안 중랑구 망우동과 강서구 오곡동, 서초구 내곡동 등 3곳으로 후보지를 압축, 심의해 온 결과 민원발생 소지가 가장 적고 한강 이남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편한 서초구 내곡동이 건립부지로 잠정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종 평가와 심의를 거쳐 26일경 부지선정 결과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벽제 시립화장장의 처리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서울시는 98년 시민단체와 학계 등 각계 인사로 추진위원회를 구성, 서초구 내곡동 등 13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부지선정을 위한 현장 실사를 벌여 왔다.
추진위원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심의위원들이 여러차례 회의를 한 결과 민가가 없는 임야지역이어서 민원발생 소지가 적고 교통이 편리한 내곡동이 최적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5만평의 부지에 20기(基) 규모의 화장로와 납골묘 5만 위(位) 등이 들어서는 추모공원의 건립부지가 확정되면 서울시가 부지매입 등 행정적,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SK가 2004년 완공을 목표로 시설을 마련하며 완공되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민의 화장건수가 매년 20%씩 증가하는 상황에서 화장장 확충을 미룰 수 없는 실정”이라며 “묘지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기 때문에 화장시설을 경원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2화장장이 조성되면 인천, 경기 성남 수원 등의 화장로를 이용해온 강남 지역 주민들의 화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추모공원 건립부지로 내곡동이 유력시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해당 지역주민과 지자체는 벌써부터 강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건립부지 인근의 청계산과 우면산은 주말마다 수만명의 주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 화장장이 들어설 경우 심각한 교통난과 대기오염이 우려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지역 주민들도 “내곡동에는 이미 기무사와 국정원 등 ‘기피시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화장장마저 들어온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부지로 확정될 경우 환경권과 생활권 보호 차원에서 법적 투쟁까지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선정에 관한 일체의 권한은 서울시가 아닌 추진위원회에 일임했다”며 “선정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구체적인 건립 일정작성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