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이한열씨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

  • 입력 2001년 3월 9일 18시 37분


박종철·이한열(왼쪽부터)
박종철·이한열(왼쪽부터)
87년 경찰에서 고문을 받다 숨진 박종철(朴鍾哲·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년)씨와 시위도중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李韓烈·당시 연세대 경영학과 2년)씨가 14년 만에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위원장 이우정·李愚貞)는 최근 분과위원회에서 두 희생자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결정한데 이어 20일 본회의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보상심의위는 “박씨가 87년 1월 당시 민주화운동을 하던 선배 박모씨를 숨겨주고 도피시켜준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고문을 받다 숨졌고 그의 죽음이 같은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 이씨의 경우 6월 민주항쟁 당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다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져 국민의 민주화 의지를 강화시킨 점이 인정됐다.

보상심의위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보상금은 1인당 3000여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국립묘지 안장과 추모비 건립 등의 명예회복 조치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의 유족은 “죽음으로써 이 땅의 민주화에 기여한 희생에 뒤늦게나마 정부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가 내려진다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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