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나는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 입력 2001년 3월 9일 18시 41분


◇나는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조 앨런 디미트리우스 지음/장연 옮김/381쪽, 1만원/서울문화사

이 글을 읽는 순간 당신 옆자리에 있는 사람을 한번 쳐다보라. 당신은 과연 그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당신은 그의 한 마디 말이나 순간적인 행동에서 그의 기분을 읽어낼 수 있는가. 그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아가 그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아는가.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나는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상대의 감춰진 속마음을 읽어내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인 조 앨런 디미트리우스는 미국 재판에서 무작위로 복수 추천된 배심원 가운데 어느 사람을 제외하는 것이 좋은지를 피고측 변호사 등 재판 당사자에게 조언해주는 배심원 컨설턴트. 그는 OJ 심슨 재판에서 피고측에 불리한 배심원을 ‘쪽집게’처럼 배제해 이름을 날렸다. 저자는 법정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을 판별했던 경험을 일상 생활로 연결시켜 ‘사람 읽는 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상대를 오래 사귀었다고 해서 꼭 상대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필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무수한 정보가 아니라 겉모습 목소리 행동 등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 무엇인지 빨리 간파하는 것이다.

의외로 사람들은 몇몇 단편적인 인상으로 사람을 파악해 비극을 겪기도 한다. 배신 사기 파경 등 잘못된 관계의 대부분은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소홀히 했다가 빚어진다.

‘사람 읽기’는 단지 내가 남을 읽는데만 쓰이지 않는다. 남이 나를 어떻게 읽고 있는지를 아는데도 중요하다. 면접, 데이트, 비즈니스 계약의 협상 장소에서 남이 자신을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데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책만 읽으면 금방 ‘관심법(觀心法)’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저자 말대로 상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하려면 오감(五感)을 동원해 상대를 관찰해야 하고 상당 기간 사람 읽는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제 ‘Reading People’.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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