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여야 의원간의 후원금 격차가 여전한 ‘여부야빈(與富野貧)’ 현상이다. 5억원 이상을 모금한 상위 10명은 모두 민주당 의원이었다. 한나라당에서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모은 의원은 김덕룡(金德龍) 서청원(徐淸源)의원으로 모금액 순위로는 13위(4억8300여만원), 14위(4억8100여만원)에 그쳤다. 자민련 의원 중에서는 이완구(李完九)의원이 4억6700여만원으로 17위를 기록했다.
모금액 상위 30명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은 3명, 자민련 의원은 2명뿐이었고 나머지 25명은 민주당 의원들이었다. 99년의 경우와 비교하면 자민련의 ‘추락’이 느껴진다. 당시 상위 30명 중엔 국민회의(현 민주당) 의원 22명, 자민련 의원 7명, 한나라당 의원 1명이 있었다. 지난해 DJP공조가 깨지고 자민련이 ‘야당’을 자임하면서 생겨난 위축현상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의원들의 후원회 수가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의원 226명의 후원회가 활동해 이중 219명이 후원금 427억5500만원을 모았다. 99년 의원 267명이 후원회를 통해 460억6000만원을 모금한 것보다 적다. 지난해가 총선을 치른 해임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선거가 있는 해의 연간모금한도는 선거가 없는 해의 2배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는 지난해 주가폭락 등 경제 여건이 크게 악화돼 의원들이 후원회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자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후원금 모금 챔피언 자리도 바뀌었다. 99년 6억9400여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던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의원은 지난해엔 2억1000여만원에 그쳐 84위로 떨어졌다. 반면 박상천(朴相千)의원이 9억100여만원을 모금해 1위로 떠올랐다.
<문철·박성원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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