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사이버 '막말' 명예훼손 공방

  • 입력 2001년 3월 9일 22시 44분


네티즌의 ‘발언 수위’는 어디까지 허용될까.

최근 경남도 이덕영(李德英·55)정무부지사가 자신을 음해하는 글이 경남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 잇따라 올라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경남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이 부지사가 수사를 의뢰한 뒤 이 홈페이지에는 무분별한 글을 올리는 네티즌에 대해 자성을 요구하는 글과 이를 반박하는 내용 등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의 권익을 위해 이 사이트를 우리가 감시하고 화단을 가꾸듯 꾸며나가자”고 말했다. 경남도의 한 공무원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잦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기관과 자치단체들이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 내용을 법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경남도 직장협의회측은 “잘못된 내용을 삭제하라는 요구가 많았으나 삭제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고 언로(言路)를 막을 우려도 있어 쉽지 않다”며 “이번 기회에 홈페이지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 부지사가 1월 말 창원시내 한 식당에서 여종업원에게 지나친 행동을 했다’는 내용으로 올린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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