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사들 작년실적 최악 "배당은 꿈도 꾸지 마세요"

  • 입력 2001년 3월 11일 18시 35분


증권사들의 올해 배당이 저조할 전망이다.

3월말 결산이 코 앞에 닥친 상황에서 배당에 대해 입을 여는 증권사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24개 상장 증권사 중 내부적으로 배당에 관한 원칙을 세워놓은 증권사도 드물다.

이런 현상은 증권사들의 영업실적이 99년에 비해 ‘처참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시가 초유의 호황을 누린 99회계연도에는 비상장사를 포함한 전체 증권사의 총 순익이 1조4000억원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적자 회사 투성이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적자를 본 상장 증권사는 현대 동원 동양 한화 리젠트 교보 세종증권 등 7개사나 됐다. 현대증권과 동원증권은 현대투신 문제와 KTB주식 평가손으로 막대한 적자를 보는 바람에 배당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이익을 낸 회사들도 순익 규모가 격감해 배당에는 소극적인 상태다.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순익이 1497억원을 기록한 삼성증권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며 1096억원의 수익을 낸 대우증권도 “이익이 났으니 배당은 하지 않겠느냐”는 미지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이 배당에 소극적인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결산기 증권사 사장단이 했던 ‘시가배당’결의 때문. 당시 증시부양 차원으로 사장단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었지만 증권사들이 담합이라도 한 듯 보잘 것 없는 배당을 하는 바람에 투자자로부터 비난을 받았었다. 증권업계의 한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수수료 인하 경쟁 등으로 어려워진 여건 속에서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하지 못하는 증권주는 향후 투자대상으로 적합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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