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찍히면 망한다" 美 닷컴 살생부 긴장

  • 입력 2001년 3월 11일 18시 35분


닷컴 기업의 향후 생존 여부를 적시한 이른바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

한때 5,000선까지 올라간 나스닥 지수가 2,000 가까이 떨어져 닷컴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이 계속되자 살생부 사이트까지 등장한 것. 사이트 이름에 욕설이 들어간 한 사이트(www.f**kcompany.com)와 닷컴페일러스닷컴(www.dotcomfailures.com)이 대표적인 예.

이 사이트들은 이미 실패한 닷컴 기업과 앞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큰 닷컴 기업의 명단이 올라있다. 예측은 비교적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이름이 오른 닷컴 기업 종사자들은 두려움 속에 이를 주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25세의 프로그래머 필립 캐플런이 운영하는 사이트(www.f**kcompany.com)는 ‘닷 폭탄(dot―bombs)’으로 불린다. 이 사이트에 올라온 기업치고 망하지 않은 기업이 없다는 게 미국 닷컴업계 종사자들의 전언. 실제로 미국의 거대 장난감 제조 및 판매업체인 이토이즈닷컴(eToys.com)은 이 사이트에 이름이 오른뒤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아직 닷컴기업 살생부가 올라있는 전문 사이트는 없지만 망할 기업 명단과 생존가능 일수를 메일로 주고받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수익 기반이 취약한 기업의 현금 보유액을 월 평균 지출액으로 나눠 생존 가능일수를 알아맞히는 방식(Burn―rate)을 즐겨 사용한다. 예를 들어 5억원을 보유한 닷컴 기업 A사의 월평균 지출액이 1억원이라면 이 회사는 앞으로 5개월간 연명할 수 있다는 식이다. 이같은 계산법에 따라 IT업계의 ‘5월 자금 고갈설’ ‘6월 위기설’ 등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아이러니도 있다. 살생부를 올려놓던 닷컴페일러스닷컴은 지난해 계속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문을 닫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국내 닷컴 기업들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당수는 올 상반기 정부의 정책자금 조기 집행과 자구 노력으로 네티즌이 예측한 생존일수 이상 버틸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 이 때문에 살생부가 노출될 경우 기업의 신용이 떨어져 닷컴기업이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더 크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f**k닷컴의 살생부▼

회사운영중단일
NonStopNet.com2월15일
iSharp2월15일
eTown.com2월15일
Z.com2월14일
PlanetRX.com2월13일
IUMA.com2월9일
Stamps.com2월8일
Icebox.com2월8일
Voter.com2월6일
eToys.com 2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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