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온라인 자원봉사. 인터넷을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닌 ‘공동작업의 장(場)’으로 여기고 자원봉사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했다. 인터넷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협력’이라는 사회성까지 느끼게 해주는 도구로 활용되는 셈.
NASA의 화성 프로젝트는 네티즌의 두뇌와 자원봉사자들의 선의(善意)를 결합한 대표적인 사례. 자원봉사자들은 NASA에서 개설한 웹사이트(clickworkers.arc.nasa.gov/top)를 통해 기본적인 기술을 배운 뒤, 화성 분화구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이름을 붙여주면 된다. 이미 3만명이 넘는 온라인 자원봉사자가 사이트에 들러 12만개의 지형을 분류하고 53만개의 분화구를 확인했다.
온라인 자원봉사자들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참여하기도 한다. 비영리단체인 ‘열린 마음 운동’의 사이트(commonsense.media.mit.edu)에 접속해 인간이 행동을 하거나 판단을 내릴 때 기준을 두는 ‘상식’을 입력해주는 것. 지난해 9월부터 5000여명이 입력한 상식의 수는 무려 25만개에 이른다. 이 단체의 설립자 데이비드 스토크 박사는 “비록 사소한 지식이라도 점점 쌓이게 되면 인공지능시스템이나 좀더 강력한 웹탐색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열린 마음 운동’에 참여해 3800여개의 상식을 입력한 제리 파스는 또한 온라인 자원봉사자를 이용하는 운영자. 그가 하는 일은 개방형 디렉터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3만5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이트를 항목별로 분류해 광범위한 형태의 웹 디렉터리를 만들고 있다.
온라인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떻게 보답하느냐도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이들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게 될 회사의 주식을 분배하거나 전자상거래에 이용할 수 있는 상품쿠폰, 복권 등이 유력한 방법.
그러나 자원봉사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스토크 박사는 “혼자서 하는 컴퓨터 게임에 허비한 마우스 클릭 수만도 1억번이 넘을 것”이라며 “게임 대신 이런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과학의 발전을 돕고 세계적 차원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